반응형 스릴러47 아웃핏 - 오래된 양복점 재단사를 우습게 보면 생기는 일 아웃핏(The Outfit, 2022)은 한 양복점에서 벌어지는 이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outfit의 뜻은 말 그대로 옷, 보통 특별한 목적을 위해 입는 종류 또는 한 세트로 된 의상을 이야기한다. 양복점을 운영하는 영국인 재단사(cutter) 벌링이 양복 만드는 방법을 설명하는 독백으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가게에 시카고의 조직폭력배들이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더해진다. 그들은 벌링을 범죄에 끌어들이려 하고 그 또한 최선을 다해 대응하지만 상황은 시시각각 위험해진다. 요즘 유행답게 이 평범해 보이는 재단사에게도 과거가 있지만 영화 내내 액션은 없다시피 하다. 그렇지만 주연을 맡은 마크 라일런스(Mark Rylance)는 차분하면서도 주도적으로 이야기를 끌고 가다 적당한 완급 조절까지 해낸다. 덕분에.. 영화 2022. 12. 5. 배드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 - 수렁에 빠진 악당들 배드타임즈: 엘 로얄에서 생긴 일(Bad Times at the El Royale, 2018)은 우연히 엘 로얄이라는 호텔에 사람들이 모여들면서 생기는 일을 다룬 영화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 주 양쪽에 걸쳐있는 엘 로얄 호텔은 한때 유명했다가 쇠락한 곳으로 직원도 한명 뿐이지만 그날따라 투숙객이 몰린다. 외판원과 가수, 그리고 신부에다가 성질 더러운 이름 모를 여성 한명까지. 문제는 엘 로얄 호텔도, 거기에 모여든 사람들도 모두 평범함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점이다. 나중에는 사이비 종교 교주와 그 신도들까지 몰려오며 엘 로얄은 말 그대로 수라장이 되어버린다. 잔인하지만 신선했던 캐빈 인 더 우즈의 드류 고다드(Drew Goddard) 감독의 작품인데, 다양한 특징을 가진 사람들의 충돌 그 자체는 나름의 재.. 영화 2022. 12. 3. 폴라 - 미중년 킬러의 습격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폴라(Polar, 2019)는 같은 이름의 그래픽 노블을 원작으로 한 작품으로 늙은 킬러 폴라가 은퇴를 며칠 앞두고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오랫동안 사람을 죽이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 온 킬러 폴라는 은퇴하여 평온하게 살고 싶었지만 그가 소속되어 있던 조직 다모클레스에게는 사정이 달랐다. 50살 생일에 은퇴하는 폴라에게 거액의 퇴직금을 지불해야 하는지라 그를 죽여야만 했던 것. 당연히 폴라는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안 흘려도 되는 많은 피가 흐른다. 이 영화의 중심은 단연코 폴라를 연기하는 매즈 미켈슨(Mads Mikkelsen)이다. 그는 나이먹어도 멋있고 잘 생기고 몸 좋은 미중년이 뭔지 확실하게 보여주며 이야기를 끌어간다. 다양한 등장 인물들과 감각적인 편집도 매력이며 킬러 영.. 영화 2022. 11. 23. 세번째 손님(인비저블 게스트) - 밀실살인 의심받는 불륜남, 그는 과연 범인일까? 우리나라 극장에는 인비저블 게스트로 개봉했고 넷플릭스로는 세번째 손님으로 공개한 이 작품 Invisible Guest(Contratiemp, 2017)는 오리올 파올로 감독의 스페인산 미스터리 스릴러 영화다. 한국 영화 자백(2022)의 원작이기도 하다. 불륜 관계였던 여성에 대한 밀실 살해 혐의로 위기에 처한 주인공 아드리안은 특별히 고용한 변호사 비르히니아 고드만을 만나 사건에 대해 증언하게 된다. 고드만은 법적인 차원에서 증언을 면밀하게 검토, 아드리안을 범죄 혐의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하기 위해 그의 이야기에 드러나는 오류를 지적한다. 그리고 새로운 진실이 드러난다. 아드리안과 비르히니아 대화에 따라 과거 기억이 조금씩 바뀌어 재현되다가 결국 진상에 도달하는 과정은 나름의 재미를 준다. 문제는 중.. 영화 2022. 11. 13. 미스 슬로운 - 뜨거운 심장을 품은 차가운 로비스트 미스 슬로운(Miss Sloane, 2017)은 엘리자베스 슬로운이라는 유능한 로비스트가 총기규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한 로비 활동을 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원래 콜-크래비츠라는 유명한 로비 전문업체에 다니던 슬로운은 총기 구입시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히튼-해리스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피터슨-와이엇 사의 이직 제의를 받는다. 이길 확률이 희박함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바로 자리를 옮겨 전력을 다해 로비를 시작한다. 법안 통과를 저지하는 측에 비해 모든 것이 부족한 입장에도 불구하고 슬로운은 냉정하고 철저하게 가진 모든 수단을 다 활용하여 법안을 통과할 수 있는 의원 수를 확보하기 직전까지 가지만 불의의 사건이 터져 무너지고 만다. 하지만 그녀에게는 한가지 남은 방법이 더 있었다. 제시카 차스테.. 영화 2022. 11. 11. 나를 찾아줘 - 고급스러운 사랑과 전쟁, 불륜 영화의 걸작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는 아내가 갑자기 사라지면서 남편과 그 주변 사람들에게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다. 실종된 아내로 인해 때로는 동정을, 때로는 의심을 받는 남편 닉 역의 벤 애플렉(Ben Affleck)의 연기도 괜찮았지만 역시 압권은 아내인 에이미 역을 한 로자먼드 파이크(Rosamund Pike)였다. 그녀의 날카로우면서도 섬세한 연기는 감독인 데이비드 핀처(David Fincher)의 세련된 연출과 잘 맞물려 2시간 29분이라는 긴 상영시간에도 불구하고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쉬지않고 관객의 눈을 사로잡는데 성공한다. 우리나라의 부부클리닉 사랑과 전쟁 같은 불륜 드라마를 매우 고급스럽게 영화로 만든다면 이렇게 나오지 않을까 생각도 해볼 수 있겠다. 미혼이건 기혼이건 결혼 .. 영화 2022. 11. 4. 돈 - 나쁜 놈과 덜 나쁜 놈이 싸워봤자 돈(2019)는 주식 브로커인 주인공이 주가조작에 참여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인 조일현 역에는 류준열, 음모의 주인공인 번호표(라 불리는 남성) 역에는 유지태, 그리고 이들을 잡으려는 금융감독원 수석검사역 한지철 역에는 조우진이 나온다. 주식을 소재로 한 또 다른 우리나라 영화 작전(2009)의 주인공은 강제로 주가조작 사건에 휘말린 반면 이 작품에서 주인공은 매우 능동적으로 참여한다. 한마디로 빼도박도 못한 범죄자. 주인공은 번호표라 불리는 인물의 지시에 따라 거래를 반복하며 큰 돈을 벌고 증권회사 안에서의 위치도 올라가지만 수상한 거래를 발견한 금감원 한지철에게 추적당하게 된다. 번호표의 지시에 따른 거래는 더욱 위험해지고 심지어 사람이 죽기까지 하면서 주인공은 이제 번호표.. 영화 2022. 10. 17. 괴물(2021) - 괴물을 잡기 위해 괴물이 된 사람들 괴물하면 영화로 나온 괴물(2006)이 더 유명하지만 이와는 상관없이 제목만 같은 16부작 드라마 괴물(2021) 또한 감상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다. 만양파출소에 새로 부임한 새로 부임한 한주원(여진구) 경위는 알 수 없는 과거를 가진 이동식 경사(신하균)를 마뜩치 않아하며 의심의 눈초리로 쳐다본다. 역시나 여러가지 사건이 꼬리를 물고 일어나며 하나 둘씩 드러나는 비밀. 돌이킬 수 없는 후회와 풀지 못한 한을 가슴에 터질 듯이 안고도 조용히 괴물을 기다리던 이, 그리고 함께 괴물을 잡으려다가 또 다른 괴물을 만난 이가 주인공이다. 괴물을 잡기 위해 그들 역시 괴물이 되어야 했다. 이 작품에서 가장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역시 신하균의 빼어난 연기. 무척 많은 출연자가 나오지만 이 드라마의 중심을 꽉 잡아주.. 드라마 2022. 10. 9. 악마를 보았다 - 최민식과 이병헌을 보았다 악마를 보았다(2010)는 복수를 하는 영화다. 국정원 요원인 김수현(이병헌)은 약혼녀가 임신한 채로 장경철(최민식)에게 살해당하자 복수를 위해 그를 잡아서 고통을 가하고 다시 놔주는 식으로 끈질기게 괴롭힌다. 하지만 장경철 또한 당하고만 있지 않고 김수현의 손에서 벗어나 역으로 복수하려 한다. 그리고 이야기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는다. 작품 속에서 이병헌과 최민식은 극한의 대결을 벌인다. 영화 속의 역할 뿐만 아니라 배우로서의 연기력 그 자체의 대결도 격렬하다. 최민식은 극악무도한 연쇄살인마로, 이병헌은 그를 잡기 위해 점점 변해가는 모습을 화면 속에서 펼쳐나가며 관객은 빠져든다. 이렇게 두 명배우의 연기 만으로도 꽉 찬 느낌의 영화지만 상당히 잔인한 장면이 많이 나와 끝까지 보기 힘들었던 분들도 많았.. 영화 2022. 10. 4. 인헤리턴스 - 미스터리도 화면도 모두 어두워 인헤리턴스(Inheritance, 2020)는 정의로운 지방 검사로 살고 있던 로렌이 아버지로부터 상속받은 유산에 지하실에 가둬둔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면서 벌어지는 일이다. 무려 30년이나 갇혀있던 그를 가둔 건 바로 아버지 본인. 그녀는 그가 누구인지 알아내고 어떻게 할지도 결정해야 한다. 지하실에 수십년 가둬둔 사람을 유산으로 물려받는다는 소재는 제법 신선한 편인지라 연출과 각본에 따라 얼마든지 흥미롭게 끌고 갈 수 있었을 것지만 이 영화는 그러지 못했다. 가장 큰 문제는 중반 이후 납득하기 힘든 이야기라 이어진다는 점. 정의롭고 머리도 좋다는 주인공 로렌의 이성이 갑자기 사라졌는지 관객 입장에서는 이해하기 힘든 행동과 판단이 이어진다. 결정적으로 위험한 인물을 제대로 된 경고없이 유산으로 물.. 영화 2022. 9. 29. 작전 - 건전한 주식 투자 교육 영화 주가 조작 범죄를 소재로 한, 대한민국에서는 보기 드문 영화 작전(The Scam, 2009)은 비록 당시 흥행 면에서는 큰 재미를 못 봤지만 꽤 시간이 지난 지금까지도 가끔씩 입에 오르내리는 독특한 작품이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영화는 주식 시장의 어두운 면에 대해서 매우 이해하기 쉽게 풀어주는 교육적인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비록 영화가 나왔던 2009년 당시와 지금의 주식 투자 환경이 달라지긴 했지만 흥미로운 배역과 밀도있는 장면 연출을 통해 기본적인 주식 용어는 물론이고 주가 조작에 관련된 통정 거래, 설거지 같은 전문 용어에다가 주식 투자에 실패했을 때의 심정을 대변하는 바닥과 지하실 이야기 등 이 분야에 관심이 있다면 지금도 이해하기 쉽고 공감하기 좋게 표현하고 있다. 덕분에 이 작품은 주인공.. 영화 2022. 9. 28. 위플래쉬 - 광기와 광기의 대격돌 채찍질, 편달(鞭撻) 등을 뜻하는 제목의 영화 위플래쉬(Whiplash, 2014)에서 드러머의 꿈을 가진 앤드루는 플레처 교수의 발탁으로 스튜디오 밴드에 들어간다. 그러나 연습을 시작하자마자 플레처는 앤드루에게 온갖 욕설과 폭력 등 갖은 압박을 가하며 더 좋은 연주를 할 것을 강요한다. 플레처에게 감정적인 반발은 있었지만 뛰어난 드러머가 되겠다는 생각에 앤드루 또한 연주 연습에 매진함에도 불구하고 플레처는 그 이상을 바라고 있었다. 작품 속에서 음악에 미친데다가 인성까지 더러운 플레처에 의해 심하게 시달리는 앤드루를 단순하게 피해자라고 볼 수 있겠지만 이 영화는 그렇게 쉽게 끌고가지 않는다. 감독인 다미엔 차젤레(Damien Chazelle)는 플레처에 의해 유도되긴 했지만 앤드루 또한 광기로 빠져드는.. 영화 2022. 9. 25. 이전 1 2 3 4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