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단편26 쉽독 - 양들과 친해진 개, 그 속의 섬뜩한 반전! 쉽독(Sheepdog, 2017)은 당시 계원예술대학교 학생들인 허지은, 신예원, 이현서, 한예원 등이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평화롭게 풀을 뜯고 있는 양떼에게 어느날 개 한마리가 접근한다. 처음에는 겁을 먹었던 양들이었지만 양들의 메~ 소리를 흉내내가며 양들과 친하게 지내려는 개에게 조금씩 마음을 열게 되는 양들. 그러나 여기에는 어마어마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짧은 상영시간이 무기이자 약점이기도 한 단편의 장르 특성상 마지막 순간의 반전으로 강한 충격을 주면서 관객을 사로잡는 종류가 있다. 이 작품도 그쪽. 처음부터 끝나기 직전까지 개와 양들의 우정쌓기로 보이도록 이야기를 끌고 가고 있지만 결말을 보고 놀란 관객이 다시 돌려보면 4명의 제작진은 양의 숫자같이 반전을 위한 떡밥을 하나씩 뿌려두고.. 단편 2023. 4. 17. 웨더링 - 흑인, 임산부, 여성에게 가해지는 차별의 상처 웨더링(Weathering, 2023)은 스릴러 장르로 나온 넷플릭스 오리지널 단편 영화다. 임산부인 제미나는 출산 중 아이를 잃는다. 슬픔에 빠져 집안에서 은둔하게 된 그녀는 누군가로부터 위협과 폭행을 당하지만 제대로 된 도움을 얻을 수 없다. 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까? 제작진은 이 작품을 통해 흑인 여성이 당할 수 있는 여러가지 차별과 피해를 보여주고 있다. 캅샵: 미친놈들의 전쟁(2021)에서 눈에 띄었던 알렉시스 라우더(Alexis Louder)가 주인공 제미나를 맡아 출산을 맞이한 여성이 느끼는 불안과 슬픔을 스릴러 스타일로 담아 공포스러우면서도 섬세하게 표현한다. 다만 20분의 짧은 단편 속에서 흑인으로 당할 수 있는 차별과 혼자 사는 여성으로 받을 수 있는 위험과 아이를 잃은 여성으로서의 슬.. 단편 2023. 4. 16. 소년, 두더지, 여우, 그리고 말 - 삶에 지친 그대를 위한 따스한 위로 소년, 두더지, 여우, 그리고 말(The Boy, the Mole, the Fox and the Horse, 2022)는 같은 이름의 서적을 원작으로 만든 애플 오리지널로 공개된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시작하자마자 소년은 눈이 쌓인 벌판에 혼자 있다. 땅을 뚫고 두더지 한마리가 나오고 말을 건다. 그들은 여우를 만나고 말을 만나며 마침내 이야기는 종착점에 다다른다. 이 작품은 겉으로 보기에는 아이를 위한 동화 같지만 속을 열어보면 그게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들이 여행하면서 나누는 여러가지 이야기는 한마디 한마디가 어린 아이들보다는 그동안의 삶에 지친 어른들을 위로하는 말이다. 번아웃(burnout)이라는 말이 있는데, 자세히 보면 소년이나 여우, 말의 모습이 바로 그 번아웃 상태처럼 보인다. '네.. 단편 2023. 3. 19. 우리는 이 행성에 살고 있어: 지구에서 살아가는 법 - 아이들과 함께 보세요. 우리는 이 행성에 살고 있어: 지구에서 살아가는 법(Here We Are: Notes for Living on Planet Earth, 2020)은 같은 이름의 베스트셀러 아동 서적을 단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든 작품이다. 현대 사회에서 아이들이 배워야 할 지식은 매우 많지만, 학교의 교과 과정말고는 주변 사람의 개인적 경험에 따라 가르칠 수 있는 범위가 정해진다. 하지만 이 작품은 지구라는 별에서 살아가는 개인으로서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한 이야기를 잔잔하면서도 무게있게 전달하는데 성공한다. 교육적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연출을 바꿔주면서 지루하지 않고 아이들과 함께 감상하고 이야기도 많이 나누면 좋을 듯. 36분의 상영시간인지라 학교 교실에.. 단편 2023. 3. 16. 콩닥콩닥, 블러시 - 지구인과 외계인의 애틋한 사랑 콩닥콩닥, 블러시(Blush, 2021)는 외계인과 지구인의 사랑을 그린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작고 황량한 별에 추락한 우주비행사는 호흡할 공기가 떨어지기 직전 외계인이 뿜어주는 공기를 마시면서 함께 살아가게 된다. 둘은 곧 사랑에 빠지고 사랑스러운 딸 두명을 낳지만 외계인 아내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몸이 약해지고 죽음을 맞이한다. 다시 숨쉴 수 없게 된 남자는 죽음의 위기에 처한다. 이 작품 속에서 우주비행사와 외계인은 비록 종족이 달라도 서로 지극히 사랑하는 부부다. 사랑으로 구원받은 남성이 아내의 이른 죽음으로 큰 충격을 받지만 그녀가 남긴 존재로 인해 다시 살 수 있게 된다는 이야기는 비록 배경이 우주의 외딴 별이라도 충분한 공감대를 이끌어 준다. 감독과 각본을 맡은 Joe Mateo의 자전적인 .. 단편 2023. 3. 14. 원 스몰 스텝 - 꿈을 포기하기 전 깨달아야 할 것 원 스몰 스텝(One Small Step, 2018)은 중국과 미국 양쪽에서 사업 중인 Taiko 스튜디오에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미국에 살고 있는 중국계 소녀 루나는 우주 비행사가 되고자하는 꿈이 있었다. 신발을 고치는 일을 하며 묵묵하게 뒷바라지를 하는 아빠와 단 둘이 살고 있던 루나는 오랜 기간 공부하고 체력을 길러 우주비행사 지원 프로그램에 응시하지만 떨어진다. 때마침 아빠까지 세상을 떠나며 실의에 빠진 루나. 그녀는 정말 꿈을 이룰 수 있을까? 꿈을 향해 매진한다는 점에서는 지난 번에 소개해 드린 코인 오퍼레이티드(2017)와도 닮은 구석이 있지만 이 작품은 자신의 꿈을 이루는데 있어서 본인 뿐만 아니라 아빠의 응원과 도움도 중요했음을 알려준다. 더 나아가 꿈을 향해 나아가는 동료의 손을.. 단편 2023. 3. 10. 코인 오퍼레이티드 - 어느 동전 놀이기구의 기적 동전 작동식 정도의 뜻을 가진 코인 오퍼레이티드(Coin Operated, 2017)는 Nicholas Arioli가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어릴 적부터 우주 여행을 꿈꾸고 있던 소년은 엄마와 함께 길을 가던 중 우주선 모양의 동전을 넣는 놀이기구를 발견하고 타본다. 하지만 우주로 날아가기는 커녕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는 놀이기구 였던 것에 실망한 소년은 그날부터 레모네이드를 팔면서 동전을 모으기 시작한다. 소년은 과연 우주를 향한 꿈을 이룰 수 있을까? 이 작품은 그저 이룰 수 없는 꿈에 평생 집착한 사람의 이야기라 할 수 있겠지만 다르게 생각하면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는 것이 어떤 힘을 발휘하는가를 보여주고 싶었던 것 같다. 스텝 롤 뒤의 마지막 장면을 보면 그의 노력은 결코 헛되지 않았던 듯. 현실.. 단편 2023. 3. 8. 쿵 퓨리 - 우주정의최강19금폭력 쿵푸 영웅 형사 이야기. 쿵 퓨리(Kung Fury, 2015)는 스웨덴의 다비드 산드베리(David Sandberg)가 킥스타터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만든 단편 영화다. 장르를 굳이 말한다면 액션이 중심이 되겠지만 그 밖에는 별 의미가 없을 정도로 막 나가는 작품이다. 이 영화의 주인공 쿵 퓨리는 평범한 경찰이었지만 파트너가 쿵푸마스터에 살해당하는 순간 벼락을 맞고 코브라에 물리면서 최고의 쿵푸 격투가로 각성, 그 자리에서 복수를 한다. 이후 경찰 생활을 하며 악당을 무찌르고 있지만 갑자기 현대에 등장한 히틀러의 습격에 과거로 돌아가 히틀러를 처치하고자 한다. 그러나 이상 현상으로 인해 그가 도착한 건 공룡이 걸어다니던 바이킹 시대. 과연 그는 원래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줄거리를 보면 좀 이상하다고 느끼실텐데 실제 내용 맞.. 단편 2023. 2. 18. Extinguished - 사랑이 불꽃으로 보이는 세상 Extinguished(2017)는 링링 예술 디자인 대학(Ringling College of Art and Design)의 학생이던 Ashley Anderson과 Jacob Mann이 함께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제목을 해석하면 (불이)꺼졌다, 진화되다가 되는데, 여기서 어떤 종류의 불꽃인지가 중요한 주제. 한 남자가 좋아하던 여성에게 구애하지만 거절당하고 만다. 실연의 상처가 컸던 그는 무기력한 삶을 살게 되는데, 어느날 이웃집에 여성이 놀러오는데 은근히 마음이 끌린다. 그는 사랑의 아픔을 또 다른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을까? 이 작품 속에서는 사람마다 가슴 속에 뻥 뚫린 구멍이 있는데 보통 사람의 구멍에는 아무 것도 없지만 사랑에 빠진 사람의 구멍에는 작건 크건 불꽃이 피어난다. 덕분에 상대에 .. 단편 2023. 2. 12. 그럼프 인 더 나이트 - 집안에 TV 보는 귀신이 있다 그럼프 인 더 나이트(Grump in the Night, 2022)는 Something's Awry 프로덕션에서 만든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폭풍우 치는 밤, 기척이 있어 거실로 내려와보니 사람은 없는데 TV와 램프가 켜져 있었다. TV를 끄고 다시 돌아섰지만 저절로 다시 켜지고, 이는 계속 반복된다. 대체 무슨 일이 있는 걸까? 4분여의 단편으로 공포 장르의 분위기로 시작하는 이 작품은 군더더기없이 깔끔하게 만들어져 사건의 발생과 해결까지 무난하게 마무리한다. 본편이 끝나고 제작사의 홍보를 위해서인지 만드는 과정이 조금 나오는데, 사람의 움직임을 직접 찍은 모션 캡쳐를 활용하여 더 자연스러운 장면을 만들어 낸 듯 하다. 참고로 제목의 그럼프(grump)는 투덜대는 불평쟁이를 말하지만 이 경우 나이들어 불.. 단편 2023. 2. 3. 더 프레젠트 - 소년이 선물에 화를 낸 이유 The Present(2016)는 어떤 소년이 선물을 받으면서 생긴 이야기를 담은 단편 애니메이션이다. 독일 루트비히스부르크(Ludwigsburg)의 바덴-뷔르템베르크 영화학교(Filmakademie Baden-Wuerttemberg)의 Jacob Frey를 비롯한 많은 이들이 만든 졸업 작품으로, Fabio Coala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고 있다. 집안에서 게임에만 열중하던 한 소년에게 엄마가 선물을 주었다. 소년은 선물 상자라는 말에 호기심을 품고 상자를 열었더니 그 안에서 나온 건 귀여운 강아지 한마리였다. 그런데 그 개는 보통과는 좀 다른 녀석이었다. 단편에서 중요한 점은 짧은 길이 안에 등장인물에 대한 설명과 그가 맞이한 사건, 그리고 그 변화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잘 담는 것일텐데, 이 .. 단편 2023. 1. 31. 큐피드 - 사랑의 화살은 한번만 맞아야 한다 큐피드(Cupidon, 2012)는 Simon Bau, Clémentine Choplain, Marie Ecarlat, Benoît Huguet, Julien Soulage가 프랑스 상급예술직업학교 ESMA(Ecole Supérieure des Métiers Artistiques) 몽펠리에 캠퍼스를 다니며 만들었던 단편 애니메이션 작품이다. 제목대로 큐피드가 주인공이며, 그는 격무에 시달리고 있다. 하늘에서 전달되는 서류에 적힌 두 사람을 끈이 달린 화살로 쏴 맞추면 그 둘은 사랑에 빠진다. 그 날도 그는 잠깐 차를 마실 틈도 없이 할아버지 할머니 한 커플을 사랑에 빠지게 만드는데 성공하고 곧이어 청년과 아가씨를 연결시켜줘야 했다. 청년에게는 무사히 첫번째 화살이 맞았지만 잠시 한눈을 판 사이 나머지 화.. 단편 2023. 1. 28. 이전 1 2 3 다음 반응형